#로스아르고스_로그로뇨
까미노 7일 차,
28km, 37,000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벌써 초심이 흐트러졌단 말인가..
매일 7시 전후면 출발해 오던 것이
오늘은 8시 반에 알베르게를 나왔다.
순례자들 중에서 맨 꼴찌 레벨이다.
아무리 비가 왔어도 그렇지..
어제저녁 식당에서 만났을 때
내 생일을 진정어린 표정 한가득,
그렇게 날 축하해 주던 대만 케이는
옆 침대에서 일어나 혼자서 간단히
아침을 챙기고 진작에 나갔다는데
까미노에서는 종일 볼 수 없었다.
속도가 그리도 빨랐던가..
동네를 벗어나며
13세기에 건축이 시작되었다는
이 지역 산타 마리아 성당을 지났다.
그 시절 스페인이 얼마나 융성했기에
이 작은 마을에 저 정도로 큰 성당이
세워질 수 있단 말인가.. 대단하다.
1시간 이상 늦게 나섰고,
오늘은 이동 거리가 28킬로니
평소보다 2시간을 더 걸어야 한다.
그러니 평소보다 3시간은 지체된 셈,
어제 비 예보가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좀 봐 주기를 바랬는데 정말 다행히도
줄곧 흐리기만 했지 비는 안 왔다.
이 약해 빠진 순례자..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사랑 이어폰이 사라졌다.
못 찾는 건지 어디서 분실한 건지..
언제 갑자기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
즐겨듣는 음악은 물론 예배 메시지와
내일부터 있을 사흘 부흥회 말씀을
들으려면 꼭 필요한 것인데..
걸으며 대안을 궁리했다.
실한 폰 케이스가
바로 내 귓전에 달렸으니
필요할 때 약 볼륨으로 걷는 것~
오후에 그렇게 해 보니 쓸 만하다.
오히려 귀가 열리는 장점까지..
역시
내 앞에 놓인 난관을 해결하고
상황에 최적화해 맞추는 나의 강점이
오늘도 유감없이 빛을 발하는 순간~^^
이어폰이 아니라 폰이 없어져 봐라.
내가 지나.. 우얏든지 해내고 말지..
1시간쯤 걸었나..
성당부속 같은 작은 탑이 나왔다.
할머니 한 분이 탁자를 놓고 계셨다.
입장해서 세요를 받으려면 €1 이상
헌금을 요한다. 건축 시기를 물으니
스페니시와 영어를 하는 바이링구얼
순례자를 통해 설명해 주는데 12세기,
1170년경에 세워졌단다.
근데 공식 기록 문서가 없고..
예수상이 인상적이던데 설명하면서
못 박힌 발 모양을 가리키며 저들과
종파가 다르단 얘기도 한다.
보니 정말 그렇다.
무챠스 그라시아스~
나오면서 할머니께 인사를 했더니
빅 허그와 함께 볼에 키스를 해 준다.
따뜻한 마음이 오갔다.
귓가 폰으로 흐르는 음악,
Beloved
아, 내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 감싸는 고요한 음악이다.
그렇지 내 많이 사랑하는 우리 가족,
미성이, 병인이, 병훈이,
진실이 화진이, 손주 우림이 그리고..
정말 더 사랑하고 위하며 살 일이다.
나만 잘하면.. 건강부터.ㅎ
이어서
Second romance,
이도벌써 20여 년 전이다.
영국 근무 마지막 해
부활절 하프텀이니 이맘 때쯤,
병인이가 고1, 병훈이가 중3일 때
부활절 방학으로 병인이 친구들
서넛이 집에 왔다. 다 한국인 친구..
며칠을 쉬며 참하게 끼리 어울렸다.
마침 주말 아침, 문득 잠에서 깼는데
아래층 거실에서 웬 피아노 소리~
성철이가 이 곡을 연주하고 있었던 것~
햇살 드는 집안을 나직히 울리던 피아노,
이 정경은 훗날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떠올려지는 추억이고 좋았던 시절,
굳이 생각하면 아마도 그 무렵이..
나의 화양연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뭐든 할 수, 될 수 있을 것 같던
우리 둘 40초중반 시절..
오늘도 마을은 별로 없고
포도원, 올리브밭, 보리/밀밭..
초록빛 구릉과 들판만 이어진다.
땅도 질었고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
쉼 없이 걸었다. 종점 9km를 남기고
비아나 시드레리아 레스토랑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점심을 했다.
€ 17짜리 3코스 점심인데
와우~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나이 드신 백발 웨이터의 친절에
별 어려움없이 주문할 수 있었는데
고맙게도 메뉴 선택지 하나하나를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을 다 해 주셨다.
마치 사장과도 같은 포스의 老 웨이터~
젊은 서버를 데리고 혼자서 여유롭게
그 넓은 홀 고객들을 편히 다 챙겼다.
오늘 나의 선택은
샐러드 - 감자소시지 - 아이스크림,
이미 20여 년 전부터 느껴온 거지만
스페인 음식은 항상 진심이다.
오늘도 스타터, 샐러드가 참 좋았고
아이스크림도 별나게 맛있었다.
메인 디시는 또 어땠던가..
부른 배, 기분좋게 다시 출발~
로그로뇨를 1~2km 앞에 두고
길가 벤치에 앉아 고개숙인 두 사람~
민서양 부녀다. 아침엔 표정이 밝고
잘 걷는 듯 하더니 힘이 빠진 모양..
옆에 아빠는 여전히 자상한 표정,
걷는 중에 언제 밥 한 번 같이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목적지가 가까워 질 때면 항상
우리 셋 다 지쳐서 말이 없어진다.
도심 입구 넓은 에브로강을 건너는
다리를 지날 때쯤에는 셋이 서로
안 보일 정도로 거리가 멀어졌다.
4시경 알베르게에 도착~
로그로뇨,
점심과 함께 제공된 와인..
리호아 Rioja 와인의 중심지다.
중세 고도, 오랜 역사의 도시답게
옛과 현재가 공존하는 넓은 시가,
저녁 먹으러 나가는 길에 보니
도심이 꽤나 크다.
알베르게 알바스,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
묶을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친절하고 우호적인 이 봉사자,
한인 순례자들이 많이 온다면서
휴대폰에다 카톡을 깔고 소통한다.
내게 안내 사항을 톡으로 보내며
친구들과 공유하란다.
아주 편하고 좋네. 뭐~
타파스 거리,
씻고 세탁 후 저녁을 위해
시장한 속으로 도심으로 나섰다.
누구나 찾는 곳이라 해서 갔는데
역시나 입추의 여지가 없다. 불금~
이 동네 모든 이들이 쏟아져 나온 듯,
거리마다 선남선녀들로 가득하다.
근데 웬 담배들을 이렇게 피우나..
매케한 연기가 도심을 덮었다.
마리화나도 있을 지 몰라..
저녁은,
뽀요, 버거로 배 채우고
타파스 집으로 가서 양송이~
30여 분 걸어오면서 마켓에 들러
물, 토마토, 아이스크림~
까미노 7일 차,
28km, 37,000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벌써 초심이 흐트러졌단 말인가..
매일 7시 전후면 출발해 오던 것이
오늘은 8시 반에 알베르게를 나왔다.
순례자들 중에서 맨 꼴찌 레벨이다.
아무리 비가 왔어도 그렇지..
어제저녁 식당에서 만났을 때
내 생일을 진정어린 표정 한가득,
그렇게 날 축하해 주던 대만 케이는
옆 침대에서 일어나 혼자서 간단히
아침을 챙기고 진작에 나갔다는데
까미노에서는 종일 볼 수 없었다.
속도가 그리도 빨랐던가..
동네를 벗어나며
13세기에 건축이 시작되었다는
이 지역 산타 마리아 성당을 지났다.
그 시절 스페인이 얼마나 융성했기에
이 작은 마을에 저 정도로 큰 성당이
세워질 수 있단 말인가.. 대단하다.
1시간 이상 늦게 나섰고,
오늘은 이동 거리가 28킬로니
평소보다 2시간을 더 걸어야 한다.
그러니 평소보다 3시간은 지체된 셈,
어제 비 예보가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좀 봐 주기를 바랬는데 정말 다행히도
줄곧 흐리기만 했지 비는 안 왔다.
이 약해 빠진 순례자..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사랑 이어폰이 사라졌다.
못 찾는 건지 어디서 분실한 건지..
언제 갑자기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
즐겨듣는 음악은 물론 예배 메시지와
내일부터 있을 사흘 부흥회 말씀을
들으려면 꼭 필요한 것인데..
걸으며 대안을 궁리했다.
실한 폰 케이스가
바로 내 귓전에 달렸으니
필요할 때 약 볼륨으로 걷는 것~
오후에 그렇게 해 보니 쓸 만하다.
오히려 귀가 열리는 장점까지..
역시
내 앞에 놓인 난관을 해결하고
상황에 최적화해 맞추는 나의 강점이
오늘도 유감없이 빛을 발하는 순간~^^
이어폰이 아니라 폰이 없어져 봐라.
내가 지나.. 우얏든지 해내고 말지..
1시간쯤 걸었나..
성당부속 같은 작은 탑이 나왔다.
할머니 한 분이 탁자를 놓고 계셨다.
입장해서 세요를 받으려면 €1 이상
헌금을 요한다. 건축 시기를 물으니
스페니시와 영어를 하는 바이링구얼
순례자를 통해 설명해 주는데 12세기,
1170년경에 세워졌단다.
근데 공식 기록 문서가 없고..
예수상이 인상적이던데 설명하면서
못 박힌 발 모양을 가리키며 저들과
종파가 다르단 얘기도 한다.
보니 정말 그렇다.
무챠스 그라시아스~
나오면서 할머니께 인사를 했더니
빅 허그와 함께 볼에 키스를 해 준다.
따뜻한 마음이 오갔다.
귓가 폰으로 흐르는 음악,
Beloved
아, 내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 감싸는 고요한 음악이다.
그렇지 내 많이 사랑하는 우리 가족,
미성이, 병인이, 병훈이,
진실이 화진이, 손주 우림이 그리고..
정말 더 사랑하고 위하며 살 일이다.
나만 잘하면.. 건강부터.ㅎ
이어서
Second romance,
이도벌써 20여 년 전이다.
영국 근무 마지막 해
부활절 하프텀이니 이맘 때쯤,
병인이가 고1, 병훈이가 중3일 때
부활절 방학으로 병인이 친구들
서넛이 집에 왔다. 다 한국인 친구..
며칠을 쉬며 참하게 끼리 어울렸다.
마침 주말 아침, 문득 잠에서 깼는데
아래층 거실에서 웬 피아노 소리~
성철이가 이 곡을 연주하고 있었던 것~
햇살 드는 집안을 나직히 울리던 피아노,
이 정경은 훗날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떠올려지는 추억이고 좋았던 시절,
굳이 생각하면 아마도 그 무렵이..
나의 화양연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뭐든 할 수, 될 수 있을 것 같던
우리 둘 40초중반 시절..
오늘도 마을은 별로 없고
포도원, 올리브밭, 보리/밀밭..
초록빛 구릉과 들판만 이어진다.
땅도 질었고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
쉼 없이 걸었다. 종점 9km를 남기고
비아나 시드레리아 레스토랑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점심을 했다.
€ 17짜리 3코스 점심인데
와우~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나이 드신 백발 웨이터의 친절에
별 어려움없이 주문할 수 있었는데
고맙게도 메뉴 선택지 하나하나를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을 다 해 주셨다.
마치 사장과도 같은 포스의 老 웨이터~
젊은 서버를 데리고 혼자서 여유롭게
그 넓은 홀 고객들을 편히 다 챙겼다.
오늘 나의 선택은
샐러드 - 감자소시지 - 아이스크림,
이미 20여 년 전부터 느껴온 거지만
스페인 음식은 항상 진심이다.
오늘도 스타터, 샐러드가 참 좋았고
아이스크림도 별나게 맛있었다.
메인 디시는 또 어땠던가..
부른 배, 기분좋게 다시 출발~
로그로뇨를 1~2km 앞에 두고
길가 벤치에 앉아 고개숙인 두 사람~
민서양 부녀다. 아침엔 표정이 밝고
잘 걷는 듯 하더니 힘이 빠진 모양..
옆에 아빠는 여전히 자상한 표정,
걷는 중에 언제 밥 한 번 같이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목적지가 가까워 질 때면 항상
우리 셋 다 지쳐서 말이 없어진다.
도심 입구 넓은 에브로강을 건너는
다리를 지날 때쯤에는 셋이 서로
안 보일 정도로 거리가 멀어졌다.
4시경 알베르게에 도착~
로그로뇨,
점심과 함께 제공된 와인..
리호아 Rioja 와인의 중심지다.
중세 고도, 오랜 역사의 도시답게
옛과 현재가 공존하는 넓은 시가,
저녁 먹으러 나가는 길에 보니
도심이 꽤나 크다.
알베르게 알바스,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
묶을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친절하고 우호적인 이 봉사자,
한인 순례자들이 많이 온다면서
휴대폰에다 카톡을 깔고 소통한다.
내게 안내 사항을 톡으로 보내며
친구들과 공유하란다.
아주 편하고 좋네. 뭐~
타파스 거리,
씻고 세탁 후 저녁을 위해
시장한 속으로 도심으로 나섰다.
누구나 찾는 곳이라 해서 갔는데
역시나 입추의 여지가 없다. 불금~
이 동네 모든 이들이 쏟아져 나온 듯,
거리마다 선남선녀들로 가득하다.
근데 웬 담배들을 이렇게 피우나..
매케한 연기가 도심을 덮었다.
마리화나도 있을 지 몰라..
저녁은,
뽀요, 버거로 배 채우고
타파스 집으로 가서 양송이~
30여 분 걸어오면서 마켓에 들러
물, 토마토,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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